⑬ 악취 나는 보살. 저는 어떻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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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당신마저……. 어떻게 남편이란 사람이 아이를 지우라고 할 수 있어?”
“그럼 당신같이 냄새를 풀풀 풍기는 아이가 태어나면 어떡하라고. 그것뿐이야? 당신 그 액취증 때문에 독한 약까지 먹었으면서, 혹시 기형아라도 태어나면 그 불행은 또 어쩌라고. 나를 포함해서 우리 가족은 당신 하나 참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워.”
아내 정화 씨에게 심한 액취증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옆에 가까이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그 지독한 냄새에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사춘기 이후 더욱 뚜렷해진 증세는 여러 번 수술을 받고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남편이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직장동료로 만난 남편은, 너무나 미안해하는 그녀에게 “그런 것쯤은 마음에 두지 말라.”고 감싸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시집 식구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때부터 기억하기도 싫은 고통스런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신혼여행 후, 온 가족이 둘러앉은 첫 식사자리에서의 일이었습니다. 가족 중 누구도 그녀 가까이에 앉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밥상은 따로 차려 먹어라.”
이것이 민망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녀에게 시어머니가 건넨 첫마디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더욱 노골적인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시부모와 시누이들은 그녀와 마주치면 인상을 찌푸리며, “정화조가 뒤집어져도 이보다는 낫겠다. 냄새 때문에 코가 부러질 것 같다.”면서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녀가 차린 밥상을 받아먹으면서도 끓이거나 튀긴 음식만을 입에 댈 뿐, 나물처럼 그녀의 손길이 닿은 후 익히지 않은 것들은 젓가락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나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음식에 체취가 스며들어 역겹다.”는 말들을 해댔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자신을 오물덩어리 바라보듯 한 것도 부족해서 ‘낙태’라니, 이것만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