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투쟁, 영원한 투쟁. 운동권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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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 타도 하자! 독재 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치기로 결심한 민 씨의 가슴에는 이성이 자리할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축제마당에서 공연하던 노래동아리의 멤버인 유 씨를 보는 순간, 그는 가슴에서 주체할 수 없는 거센 소용돌이가 일어 숨이 막힐 듯했습니다.
그의 끈질긴 구애는 계속되었지만, 생활능력과는 거리가 먼 운동권 남성과 인생을 함께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란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그런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9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지속되는 그의 순수한 열정에 결국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가장으로서 가족을 건사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정치적 신념에 따른 생활만을 우선시했습니다. 이런 불만은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볼 때면 누그러지곤 했지만, 결혼 7년째에 이르러서는 그마저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지병수배를 받고 집을 떠난 지 2년여 동안 연락 한 번 없다가 돌아오더니, 그것도 잠깐, 남편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다시 집을 떠났습니다.
유 씨는 정치적 신념만을 내세우며 불안정한 생활을 계속하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심한 회의를 느꼈습니다. 더구나 남편 “주요 시국사건에 깊게 연루되어 쫓기고 있다.”는 소식마저 듣게 되자 이런 회의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런 결혼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유 씨는 법원에 남편과의 이혼을 허락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