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부인, 피곤한 남편
한 씨는 기도원에서 요양하고 있는 아내 권 씨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면 으레 숨이 멎어버릴 것 같은 통증으로 가슴앓이를 겪는다.
10년 전, 지금의 아내를 처음 보았을 때 그는 조용한 성품에 우수 어린 표정이 신비롭기까지 한 그녀에게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와 결혼을 하고,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혼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아내의 변덕스러운 감정 기복이 시작되었고, 그것이 조울증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다 속만큼이나 깊고 무거운 침묵으로 시작되어 죽음의 유혹으로 빠져드는 우울증과, 너무나 들뜨고 유쾌한 감정 상태라는 양극단을 오가는 그녀의 증세는, 그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치료를 위해 한 씨는 아내를 데리고 신경정신과를 수없이 찾아다녔고,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키기도 했습니다. 결혼 1년 만에 시작되어 7년간 계속된, 아내의 병원 입원과 퇴원의 반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잦아졌고 입원 기간은 점점 더 길어지기만 했습니다. 호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만성화되어가는 병증에 본인도 지쳐갔습니다. 아내는 이제, 아예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치료 없이 요양만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데……. 치료마저 거부한 아내를 이대로 지켜보며 결혼생활을 지속하라는 것은 그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한 씨가 바라는 대로 이혼은 가능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