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매 맞는 남편, 때리는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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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요즘 술을 더욱 가까이 합니다. 물론 전에도 쭉 술을 가까이 해왔으니 새삼스런 일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그는 ‘술’ 소리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주가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원통하고 분한 마음에 술을 찾는 것은 모두 아내 때문입니다. 아내는 입버릇처럼 “당신 때문에 못살겠다.”라고 하면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어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가 지은 죄가 좀 있긴 합니다. 술 한 잔 걸치고 기분 좀 내다가 돈 낭비도 했고, 가지고 있는 땅덩어리도 조금 내다 팔기도 하고, 가족들 앞에서 객기도 조금 부리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이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고 고달파서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그렇다고 해서 강제로 정신병원에 집어넣을 것까지야 있단 말입니까. 아내와 자식들이 합세해서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일이 벌써 여러 차례였습니다.
그나마 기운마저 떨어지니 아예 그를 깡그리 무시하고 상대조차 해주지 않았습니다. 가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알코올 중독자가 무슨 정신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겠냐.”며, 집안 대소사에 대해 그를 금치산자 취급했고, 친족들 모임에서도 자신의 주벽을 까발리며, “사람들에게 술을 건네지 말라.”고 해대며 공공연히 망신을 줬다.
남자로 태어나서 이런 건 정말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그는 이제 아내에게 구타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그가 술이라도 한 잔 마시려 하면 “다른 사람에게 추태부리기 전에 어서 집에 가자.”며 뒷덜미를 낚아채 집으로 끌고 오고, 한 마디 할라치면 빗자루라도 두들겨 패야 적성이 풀리나 봅니다. 정말로 무서워서 살 수 없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