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한 잔의 실수, 평생 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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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사내처럼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의 이 씨는 10년 전 직장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망칠 수 없어 마시지 못하는 술을 연거푸 마셔대다가 정신을 잃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밤, 술에서 깨어난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습니다. 낯선 여관방 침대 위에 자신과 직장동료가 나란히 나체로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위하여”를 외쳐대며 술잔을 나눴던 것 이외에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녀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을 남편의 얼굴을 마주할 일이었습니다. ‘어찌해야 하는가, 소식이 없던 옛 친구의 갑작스런 부음을 듣고 경황없이 조문을 갔었다고 할까, 아니면 직장에서 기절을 해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었다고 할까.’ 아주 짧은 사이에 무수한 변명거리가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나 막상 집에 돌아와 외박을 추궁하는 남편의 얼굴을 마주하자,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집에 오는 사이 준비한 온갖 거짓말들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모든 상황을 사실대로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했습니다.
남편은 “술이 빚은 실수이니 당신은 용서하겠다. 그러나 그놈은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라고 하며, 이튿날 그 직장동료를 찾아갔고, 그에게서 ‘직장을 옮기겠다는 각서와 함께 천만 원의 손해금’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고통스런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언제나 “그래, 새 밥을 먹어보니 맛이 좋더냐? 하룻밤 풋사랑의 추억이 더 진하다던데……. 어때, 너도 가끔은 그놈이 그립지? 너만 재미 보면 되겠냐? 앞으로 내가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우더라도 넌 아무 소리 말고 평생 내 곁에서 참고 살아야만 해.”라고 하면서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이 폭력을 휘두르며 그녀의 고통을 즐겼다.
그렇게 10년이 넘도록 계속된 학대로 이 씨의 가슴은 꽁꽁 얼어붙어 더 이상 남편에 대한 미안함은 물론이고 고운정도 미운정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마주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평생 놓아줄 수 없다는 남편과의 헤어짐이 그녀에게 허락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