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과 장발장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은 장 발장이다. 극심한 기근 중 그는 누이와 조카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주려고 빵 한 덩이를 훔치다 체포된다. 처음엔 5년 간 중노동 선고를 받지만 탈출하려다 잡히는 바람에 형(刑)이 19년으로 늘어난다. 나중에 풀려난 그는 평생 전과자가 표시된 노란색 여권 내지 신분증을 받게 된다. 그런 비참한 상황에서 그는 비엥브뉘 경이라는 어느 카톨릭 주교의 집에 들어간다. 청빈의 서원 아래 지극히 검소한 삶을 살고 있던 주교인지라 장 발장은 자기가 가톨릭계의 아주 영향력 있는 사람 집에 와 있음을 알 리가 없다.
저녁 먹고 하룻밤 묵어 가라는 주교의 청에 장 발장은 식탁에 앉는다. 거기 주교가 오랜 세월 간직해 온 두 가지 물건이 눈에 띈다. 값비싼 은수저 세트와 대고모에게서 선물로 받은 은촛대 두 자루이다. 훔치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없던 장 발장은 식구들이 자는 사이 은촛대는 그냥 두고 수저 세트만 가방에 넣고서 뒤켠 담벼락을 넘어 빠져 나온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장 발장은 경찰의 손에 이끌려 다시 돌아온다. 모습이 하도 수상해 보여 장물을 지닌 그대로 경찰에 체포된 것이다. 자신들의 ‘쾌거’에 의기양양한 경찰은 주교가 도난품을 확인한 뒤 당연히 그를 고발할 줄 안다. 그러나 오산이다.
주교는 앞으로 다가서며 장 발장에게 말한다. “아, 여기 계셨군요! 다시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은촛대도 같이 드렸는데 왜 수저 세트랑 같이 가져가지 않으셨습니까? 그것도 똑같이 은이라서 200프랑은 나갈텐데요.”
경찰도 장 발장도 깜짝 놀란다. 경찰 하나가 말한다. “주교님, 그렇다면 이 사람이 한 말이 사실입니까? 우리가 이 사람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은 마치 도망가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사하려고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이 은수저 세트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리고는 자기가 묵었던 집의 인심 좋은 신부가 주었다고 말했겠죠. 말 안해도 압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 사람을 여기로 데려온 겁니까? 실수하신 겁니다.” 주교의 말이다.
이것이 장 발장의 인생이 바뀌는 개과천선의 시발점이 된다.
이렇게 주교와 장발장의 인연은 과거생(전생)에 좋은 선업의 인연이 금생에 나타났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악연이었다면 또 신고하고 또 잡아넣고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경찰관에게 신고했을 것입니다. 전생에 장발장이 주교가 어려웠을 때 도와줬던 인과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유식용어로 종자생종자라고 합니다.
- 현담